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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9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헬렌 니어링 글(1980) 공경희 옮김(2001) 디자인하우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성이 지킬 자리가 반드시 부엌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성도 어디든 있고 싶은 곳에서 만족스럽게 일해야 한다.
요리하는 게 좋다면 그 일에 매달려서 굽고 지지고 튀기고 끓이면 된다.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 과정이 일이나 고역이 아니라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부류가 아니어서, 어떤 일 때문에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타입이다. 당연히 음식 준비로 법석을 부리며 시간을 보내기는 싫다. (24쪽)
식사를 간단히, 더 간단히, 이루 말할 수 없이 간단히 — 빨리, 더 빨리, 이루 말할 수 없이 빨리 — 준비하자. 그리고 거기서 아낀 시간과 에너지는 시를 쓰고, 음악을 즐기고, 곱게 바느질하는 데 쓰자. 자연과 대화하고. 테니스를 치고, 친구를 만나는 데 쓰자. 생활에서 힘들고 지겨운 일은 몰아내자. 요리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요리가 힘들고 지루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좋다. 가서 요리의 즐거움을 만끽하면 된다. 하지만 식사 준비가 고역이 사람이라면 그 지겨운 일을 그만두거나 노동량을 줄이자. 그러면서도 잘 먹을 수 있고 자기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