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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장 클로드 무를르바 글(1998) 김주경 옮김(2008) 다림
열세 살 남자아이 올리비에는 전근 가는 아빠를 따라 지방으로 이사를 한다. 열 달 동안 살게 된 그 마을은 이상하게도 이웃 사람들을 거의 만날 수 없는 고요한 곳이었다.
올리비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옆집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개를 보기도 하고, 길에서 낯선 여자 아이와 마주치기도 한다. 다른 이들의 눈에는 그 아이와 개가 안 보이지만, 옆집에 사는 고레 할머니는 어쩐지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여자 아이는 누구일까? 왜 내 앞에 자꾸 나타나는 거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실마리를 찾아가던 올리비에는 몇십 년 전에 마을에서 일어났던 사건과 맞닥뜨린다.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데, 유령이라는 초현실적인 존재와 사건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이 읽는 이의 호기심을 자아내며 흥미롭게 펼쳐진다. 또한 마지막까지 벌어지는 반전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벌어진 유대인 탄압을 얘기할 때 우리는 보통 나치스만을 떠올리지만 그 뒤에는 나치스에 동조하는 수많은 밀고자가 있었다. 이 책은 밀고라는 행위에 담긴 뜻, 맹목적인 증오, 그리고 옳은 일을 행하는 용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2008/04/17
어도연 회보 '새로 나온 책'>
* 표지 출처: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