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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산 도로랑
임정자 글(2008) 우리교육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도로랑은 마을 사람들이 자기더러 ‘백호먹이’라 부르는 게 속상해서 어머니에게 연유를 캐묻던 중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는 원래 명포수였는데 백호를 잡겠다며 흰산에 올랐다가 못 돌아왔다는 것이다. 글공부만 하던 도로랑은 백발백중이 될 때까지 활쏘기를 연습하여 흰산으로 간다.
그러나 산 속으로 들어간 도로랑은 실수만 거듭한다. 자기 뜻과는 다르게 흰산의 생명을 해치기도 한다. 그런 도로랑 앞에 호령아가 나타난다. 퉁명스럽게 굴면서도 계속 도와주는 호령아는 실은 백호의 명령으로 도로랑을 돌봐주는 암호랑이다.
도로랑은 결국 백호에게 활을 겨누다 어둠왕을 깨워 버린다. 하늘에는 달이 두 개 뜨고 흰산은 온통 얼어붙는다. 도로랑은 어둠왕을 다시 잠재우는데 필요한 하늘돌을 찾으러 호령아와 길을 떠난다. 도중에서 만난 사냥꾼 흰머리 노인과 함께 셋은 온갖 고난을 겪고, 마침내 도로랑이 하늘돌을 찾아 어둠왕을 물리치자 흰산에는 다시 봄이 온다.
작가는 옛이야기에서 따온 여러 요소를 글 속에 잘 담아냈다. 도로랑과 호령아, 흰머리 등의 인물과 각자의 사연도 생생하게 그려져서 글 읽는 재미가 있다.
도로랑은 처음에는 아버지 원수를 갚을 생각에만 골몰하는 약하고 어리석은 청년이었지만, 차츰 다른 이들을 생각하게 되고 마침내 자기 자신을 내던져서 어둠왕과 맞선다. 자기를 희생해 가며 하늘돌을 찾아가는 도로랑의 모험 이야기가 흥미롭다.
2009/02/23
어도연 회보 '새로 나온 책'>
* 표지 출처: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