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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코
미야모토 유리코 글(1924) 한일여성문학회 옮김(2008) 어문학사
노부코에게 그의 괴로운 마음이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이 결혼한 후 남편을 좋게 보기는커녕 노부코는 늘 제멋대로인 아내였다. 그를 혼자 남겨두고 여행을 떠났다. 늦잠을 잤다.
노부코에게는 그러한 일상의 사소한 작은 자유조차 아내가 되면 큰 특권처럼 공공연히 부여받는다는 것에 대한 표현하기 어려운 우울함, 남편이 그것만이라도 건네주면, 불만을 말할만한 것이 없는 것처럼 다른 것을 배려하지 않는 영혼의 고독함이 있었다. (340쪽)
그렇지만 노부코의 정열은 쓰쿠다 한 사람에게 전부 쓰이지 못했다. (480쪽)
자신의 본질이 열렬하게 자유와 독립을 사랑해 마지않는 본능인 점이었다. (480쪽)
그녀는 20에서 25살까지의 젊고 어떠한 정열과 환희로도 순수하게 불같이 받아들였던 시대를 허망하고 빈약하게 보내버리고 만 것과, 그들의 세월은 일생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통감했다. (중략)
세상에서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여자는 한 명뿐일까. 자신이 얻고 싶고 원하는 생활의 기쁨은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만큼 사치스러운 것일까. (488쪽)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이 책이 80여 년전에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놀랍기만 하다.
현대의 연애와 결혼에 비춰봐도 별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대목이 많으니, 그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시대에서 작가가 느꼈을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2010/03/21
* 표지 출처: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