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남자를 위하여
김형경 글(2013) 창비
아직 더 성장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은 여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에너지를 투자한다. 내면에 결핍된 것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우선 자기가 충족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성인이 되어서도 유아기 인식에 사로잡힌 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략)
정체성 형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직업과 관련해서 세 가지 곤란을 느낀다고 한다. 첫째, 자기가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하고 싶은 일도, 마음에 드는 것도 없이 모든 게 막막하다고 느낀다. 둘째, 일도 잘하고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느끼지만 거기서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이들은 평생 자기가 진짜 원하는 일은 다른 것이라는 생각을 품고 산다. 셋째, 하고 싶은 일도 있고, 그 일을 하면 만족감과 즐거움이 따를 거라는 사실을 알지만 행동하지 않는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깊이 감추고 있다. (2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