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머물고 싶은 남자 떠나고 싶은 여자
이우경, 김수동 글(2014) 한겨레출판
가장 적합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적합하지 않아 보이는 것도 시험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시도해보지 않고 포기부터 먼저 한다. 성가시고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면 자기에게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다. 경험주의자를 자처하는 나는 그래서 경험의 가치를 늘 소중하게 생각한다. 실수하거나 실패하더라도 내게 맞는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맞지 않는 자리에 앉아보는 경험도 필요하다.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이야기는 자신에게 적당한 조건을 찾기 위해서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세 번 정도 시도를 해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42~43쪽)
《소박한 삶의 철학》의 저자 듀에인 엘진은 "소박한 삶이란 숲속에 은둔해서 사는 것도 아니고 가난하게 살라는 것도 아니다. 소박한 삶은 검소하게 소비하고 생태계를 배려하고 내적인 성장이 조화되는 삶"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소박한 삶이란 생활의 주된 목적과 관련이 없는 물건을 과도하게 소유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마음, 내적인 고결함을 잃지 않는 삶을 말한다. 소박한 삶을 위해서는 우리의 욕망과 에너지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차단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도록 욕망을 조절해야 한다는 말이다. (138쪽)
중년 연구자인 게일 쉬히 박사는 베스트셀러 《통로를 찾은 사람들》에서 '어떤 사람이 정말 만족감을 가지고 중년을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으로 미국 중산층의 중년 이상 남녀 수천 명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밝혀놓았다. 그 결과 삶의 '통로를 찾은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일곱 가지 조건을 발견하였다. 첫째는 자기 삶의 뜻과 방향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고, 둘째는 자기 인생을 헛되게 살아 왔다고 자책하거나 실망하지 않는 사람들, 셋째는 비록 나이가 들었어도 몇 가지 장기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는 사람들, 넷째는 주위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 다섯째는 자기에 대한 비평에 너무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여섯째는 미래에 대해 큰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 마지막 일곱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와 신앙을 삶의 중심에 희망으로 간직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174쪽)
우리가 아이를 키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노후에 아이에게 덕을 보고 호강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독립적인 한 인격으로 키워내는 데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난히 부모 자식 간의 강한 결속감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의존성을 버리지 못한 아이 같은 성인도 많고 자녀에게 너무 기대는 노인도 많다. (299쪽)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 활력을 주는 일을 통해 우리는 살아 있는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순간순간 자신에게 물어보라. 무엇이 나에게 기쁨을 가져다주는가? 지금까지는 어쩔 수 없이 책무와 의무감에서 혹은 빚진 마음으로 타인의 눈을 의식하고 행동했다면 이제부터는 자신을 기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아채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하잘 것 없어도 자신에게 더 없는 즐거움과 기쁨을 준다면 그것은 내 정신을 고양시키는 의미 있는 활동이 된다. 달라이라마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가슴과 자각의 힘을 신뢰하라"고 했다. 내 가슴이 뛰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어떨 때 비로소 나다운지 자각하는 것이야말로 조금 더 행복한 중년을 위한 열쇠라 하겠다. (304쪽)